쾰른에서 아이돌 유럽투어를 기획하고 있었습니다
2018년 봄, 저는 한국 아이돌의 유럽 공연을 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시기에 자바스크립트 책을 펼쳤습니다.
2018년 3월이었습니다. 처음 독일에 발을 디딘 게 2017년 2월 28일이니까 1년이 막 넘은 시점이었어요. 여행으로 왔다가 그대로 눌러앉은 상태였어요. 하는 일은 영크크 그 자체인 케이팝이었는데 정작 저는 그쪽 감각이 없었습니다.
하고 있던 일
친구와 함께 한국 아이돌을 유럽에 런칭하고 공연을 기획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해 4월에는 한 아이돌 그룹의 유럽투어를 맡았습니다.
돌기로 한 곳이 여섯 나라. 독일 쾰른과 베를린, 스페인 마드리드, 헝가리 부다페스트, 우크라이나 키예프, 러시아 모스크바였어요.
같은 달에 다른 팀들의 유럽투어도 잡혀 있었습니다.
시장이 그렇게 넓지 않은데 일정이 몰리면 서로 갉아먹습니다. 그때는 경쟁이 오히려 자극이 된다고 적었는데요. 그 문장을 지금 읽으면 좀 민망합니다. 실제로 어떻게 됐는지는 그해 연말에 쓴 글에 있습니다.
같은 시기에 자바스크립트를 펼쳤습니다
저는 전형적인 문과 출신입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프로그래밍이었냐고요? 저도 그때는 설명을 잘 못 했어요.
제가 자고 있는 동안에도 뭔가를 대신 해주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그걸 눈에 보이는 물건으로 만들 방법이 없다는 게 계속 걸렸고요.
그래서 게임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하던 친구에게 물어봤습니다. 그 친구도 문과 쪽 길을 걷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프로그래밍으로 넘어간 사람이었어요.
책을 한 권 받았습니다. 자바스크립트와 제이쿼리와 에이잭스를 같이 다루는 책이었는데, 저는 표지를 보고 이렇게 읽었습니다. 자바스크립트, 제이쿠에리, 아약스. 아약스가 뭔가 싶었죠. 에이잭스였습니다.
진도는 안 나갔습니다.
예제를 따라 치고 화면에 뭐가 뜨면 혼자 소리 지르는 게 그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어요. 결국 이 책은 덮게 되는데, 그 뒤 이야기는 생활코딩 이야기에 적었습니다.
친구가 해준 말 두 개는 아직 기억합니다. 결과물을 보고 기뻤으면 소질이 있는 거라는 말과, 1까지 가는 게 어렵지 2, 3, 4는 점점 빨라진다는 말이었습니다.
영어도 다시 붙잡았습니다
한국에 잠깐 들어갔을 때 책꽂이에서 먼지 쌓인 회화책을 발견했습니다. 팟캐스트로 강의가 무료로 풀려 있는 책이었어요. 그걸 보자마자 의욕이 올라와서 1권부터 3권까지 다 사서 독일로 들고 왔습니다.
그 책은 한 챕터가 네 부분으로 나뉩니다. 미국 드라마 대본을 보면서 실제 쓰는 표현을 익히고, 사전에 안 나오는 회화 어휘를 따로 정리하고, 원어민이 실제로 어떻게 발음하는지 요령을 짚어주고, 마지막에 단어만 갈아 끼우면 되는 회화 패턴을 줍니다.
네 번째가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통째로 외울 필요 없이 자리 하나만 바꾸면 되니까요.
그날 공부한 건 9강이었습니다. I'm just about to로 시작하는 표현이었어요.
새해에 세운 계획은 다 망한다길래 1월과 2월을 그냥 넘기고 3월에 시작했습니다. 이 방식이 통했는지는 그해 연말에 답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