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코딩으로

책을 덮고 나서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자바스크립트 책은 저에게 너무 어려웠습니다. 구글을 뒤지다 생활코딩을 만났고, HTML부터 다시 시작해서 웹페이지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블로그에 한동안 못 들어왔습니다. 이렇게 뜸해지면 블로그는 사실상 접은 거라는 걸 알면서도 그랬어요. 그 사이에 코딩을 시작했는데, 그때 제 작업 환경을 지금 보면 완전 늙크크입니다.

책은 못 넘겼습니다

한국에서 독일로 돌아오기 직전에 개발자 친구한테 자바스크립트 책을 한 권 받았습니다. 그 이야기는 2주 전에 쓴 글에 있습니다.

책만 갖고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머리가 나빠서 그런가 싶었는데, 지금 보면 순서가 틀린 거였어요. 바닥이 없는데 2층부터 올린 셈이었습니다.

구글을 뒤지다 만난 곳

더 쉽고 재밌게 배울 방법이 없나 하고 검색을 계속했습니다. 그러다 오픈튜토리얼스 안에 있는 생활코딩이라는 곳을 찾았습니다. 강의를 무료로 올려두는 곳이었어요.

먼저 화면에 반했습니다. 전할 내용만 적혀 있고 여백이 넓었습니다. 그때 저는 블로그 꾸미는 데 시간을 쓰던 사람이라 이런 화면이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리엔테이션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엇을 모르는지는 아는 상태로 넘어가는 것.

이 문장이 오래 남았습니다. 제가 공부할 때 제일 신경 쓰던 게 메타인지였거든요. 내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 말입니다. 자바스크립트 책이 왜 안 넘어갔는지도 이 문장으로 설명이 됐습니다. 저는 코딩에서 뭘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HTML부터 다시

생활코딩은 HTML부터 시작합니다. 이게 컸습니다. 친근하게 만들어 놓으니까 손이 갔어요.

직접 만든 첫 웹페이지가 브라우저에 표시된 화면
이거 제가 만들었습니다.

웹페이지를 하나 완성했습니다. 대단한 건 아닌데, 화면에 뜬 걸 보고 혼자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톰 에디터로 HTML 코드를 편집하는 화면
아톰이라는 에디터도 이때 알았어요.

에디터라는 게 있다는 것도 이때 알았습니다. 그전까지 저는 메모장으로 뭔가 해보려고 했었거든요.

강의에서 들은 말

강의를 만든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언젠가 올지 모르는 미래를 위한 막연한 대비가 아니라, 배우고 익히는 그 자체가 재미있는 활동이라고요.

그때는 좋은 말이네 하고 넘겼습니다. 지금 보니 저 문장이 그해에 제가 붙잡을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손잡이였습니다. 일은 계속 무너지고 있었거든요.

이 글을 쓰던 사람이 지금 이 블로그를 만들고 있습니다. 시작점이 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