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회화책을 세 권이나 들고 왔다
한국에 잠깐 돌아갔다가 책꽂이의 영어 회화책을 다시 꺼냈다. 독일로 돌아올 때는 1권부터 3권까지 들고 왔다. 책을 마련하는 일에는 늘 의욕이 앞섰다.
독일에 산다고 영어 공부가 저절로 되는 건 아니었다. 영어로 어찌어찌 생활은 했지만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은 계속 남아 있었다. 한국에 잠깐 들어갔을 때도 그랬다.
방법을 찾아보다 책꽂이에 꽂힌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먼지가 쌓여 있었다. 일빵빵 스토리가 있는 영어회화였다. 이미 책꽂이에 있다는 건 전에 한 번은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었다는 뜻인데, 다시 보자 또 의욕이 났다.
독일로 돌아올 때는 1권부터 3권까지 모두 사서 가져왔다. 한 권을 다 보고 다음 권을 살 수도 있었겠지만 그때는 세 권을 챙겼다.
단어 하나를 바꾸면 되는 문장
당시에는 팟캐스트로 무료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책에서는 미국 드라마 프렌즈의 대본으로 대화 표현을 익히고, 평소 쓰는 회화 어휘와 발음도 따로 다뤘다. 한 챕터에 네 부분이 있었는데 나는 마지막 회화 패턴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문장 틀을 익혀놓으면 단어를 바꿔 넣을 수 있었다. 문장 전체를 매번 새로 외워야 하는 것보다 손이 갔다. 2018년 3월 12일에 남긴 기록에는 그날 9강을 공부했다고 적혀 있다. I'm just about to로 시작하는 표현이었다.
공부하는 방법은 완벽한 공부법이라는 책의 영어 챕터를 참고했다. 영어책과 공부법 책, 강의까지 갖췄으니 이제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준비할 때의 의욕은 그랬다.
세 권을 가져온 뒤의 기록
그때 쓴 글에는 끝까지 해보겠다는 말이 있었다. 얼마나 공부했고 어떤 수준까지 갔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은 아니었다. 9강을 보고 있다는 것과 책 세 권을 가져왔다는 것까지는 분명했다.
같은 무렵 자바스크립트 책도 보고 있었다. 그쪽은 초반부터 어려워서 나중에는 책을 덮고 HTML부터 다시 시작했다. 책을 손에 넣는 일과 그 안의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드는 일 사이에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었다.
독일에서는 영어로 통하는 일이 많았다.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 때 면담도 영어로 했다. 덕분에 생활은 이어갔지만, 그 편리함 때문에 독일어 공부를 미뤘던 것 같기도 하다. 어학원에 다니다 그만둔 일도 그 시절 이야기다.
새해 계획은 잘 안 된다며 1월과 2월을 넘기고 3월에 시작했다고도 적었다. 날짜를 바꿔 시작한다고 뭐가 달라지는지는 그때도 몰랐다. 그래도 한국에서 독일로 돌아오는 짐에는 회화책 세 권이 들어 있었다.
2018년 3월 12일에 남긴 공부 기록을 다시 편집했다. 책과 강의에 관한 설명은 당시 이용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