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쾰른 날씨를 한 줄로 적으면 이렇습니다. 매우 화창하고 맑음, 다만 때때로 소나기.
유럽에서 지내본 분들은 아실 겁니다. 해가 반짝하다가 소나기가 오고, 바람이 세게 불다가 다시 해가 납니다. 하루에 네 번 바뀝니다.
날씨는 무시하고 스타벅스로 갔습니다. 일하러요.
책상 위
사람은 사진을 볼 때 자기한테 익숙한 걸 먼저 알아본다고 하더군요. 이 사진에서 뭐가 먼저 보이시는지 궁금합니다.
커피
제가 지내던 무렵 쾰른에 스타벅스가 세 개 있었습니다. 제일 좋아하던 곳은 문을 닫았고, 사진 속 매장은 중앙역에 있는 곳입니다.
솔직히 저는 커피 맛을 모릅니다. 그래서 원두를 고르라는 질문이 제일 무섭습니다. 뭘 알아야 고를 것 아닙니까. 그냥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의 쓴 물을 시킵니다.
그러면서 커피를 굳이 사진 한가운데 놓고 찍었습니다. 허세죠.
노트북
그때 제 보물 1호였습니다. 2016년 12월에 샀고 2017년 11월에 할부가 끝났습니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는 친구를 따라 덜컥 산 물건이에요.
제조사 이름을 줄여서 므시라고 불렀는데, 여기서 만난 아랍계 친구가 그 발음이 아랍어로는 욕이라고 알려줬습니다.
그 뒤로도 계속 므시라고 불렀습니다. 이미 입에 붙어 있었거든요.
마우스패드
판촉물로 받은 게임 마우스패드입니다. 정작 저는 그 게임을 딱 세 판 하고 접었어요. 좋은 소리를 못 듣고 상처만 남아서 다시 접속하지 않았습니다.
배경화면도 게임 그림입니다. 시리즈물인데 제가 해본 건 한 편뿐입니다.
그때 하던 일
그 무렵 저는 한국 보이그룹의 유럽투어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중이었습니다. 스타벅스에 앉아서 하던 게 티켓 판매와 홍보를 위한 온라인 작업이었어요. 4월 공연을 앞두고 유럽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유럽에서 케이팝이 어떤 위치인지 따로 쓰겠다고 그때 예고했는데, 그 글은 나중에 실제로 썼습니다. 특정 팀을 지목하지 말고 전체 그림으로 쓰자고 마음먹은 것도 이때입니다.
아이돌 이야기를 한 번 올렸더니 해외에서도 유입이 잡히더군요. 그게 좀 무서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