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에도 공연 문의는 왔다
유럽 공연 일을 하던 때에는 쉬는 날에도 온라인 문의가 왔다. 답장을 어떻게 할지보다, 그런 연락을 받는 내 태도를 두고 오래 생각했다.
쉬는 날에도 온라인으로 공연 문의가 왔다. 유럽에서 한국 아이돌 공연을 기획하던 때였다.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과 닿는 곳은 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었다.
나는 그게 잘 이해되지 않았다. 본인들이 사는 나라에서도 쉬는 날이 있을 텐데 왜 굳이 이런 날 질문을 보낼까 싶었다. 지금 읽어보면 2018년 8월의 글에는 답장 내용보다 그 불만이 더 길게 적혀 있다.
그렇다고 고객이니까 무조건 응대해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이 정리된 것도 아니었다. 쉬고 싶었고, 일로 만나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 사이에서 계속 같은 생각을 했다.
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하던 사람이었다
대학교에서 친구들과 일을 도모할 때도, 회사에 다닐 때도 사람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친한 사람을 만날 때나 처음 보는 사람을 대할 때나 마찬가지였다. 내가 자주 하는 말이니 실제로도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지 신경이 쓰였다.
그런데 공연 문의를 받으면 상대가 먼저 내 사정을 알아주기를 바랐다. 내가 쉬는 날이라는 것, 질문을 받으면 누군가는 답을 해야 한다는 것. 나는 알고 있으니 상대도 알 거라고 생각했다.
예전에 읽은 책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었다. 정확한 용어는 기억하지 못했다. 내가 어떤 지식을 안다고 상대도 당연히 알아야 하는 건 아니라는 내용이었다. 남보다 먼저 알았다는 이유로 상대를 낮게 봐서는 안 된다는 말이 남았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 내가 아는 걸 상대가 모르면 괜히 우쭐했고, 설명하기 전에 답답해한 적도 있었다. 휴일에 오는 문의를 두고 불평하던 마음과 아주 멀리 떨어진 이야기는 아니었다.
상대에게 이해받고 싶었다
그 무렵 일은 생각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조금씩 나아질 거라고 여겼는데, 내가 보기에는 공연을 기획하는 사람이 늘면서 경쟁이 더 심해지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팬들을 이해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그 안에서 내 생각을 지키려고 했다. 내가 세워둔 기준을 상대도 이해해줬으면 했다. 그 기준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불친절한 태도로 보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당시 글에는 내 단점을 알면서도 굳이 바꾸려고 애쓰지는 않는다고 적었다. 바꾸느라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상대가 나를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태도가 중요하다고 길게 써놓고 끝에 가서는 그런 말을 하고 있었다.
어떤 답장이 옳았다는 결론은 남기지 못했다. 쉬는 날에 메시지가 오는 것도 여전히 불편했다. 다만 상대가 내 사정을 몰라주는 동안 나도 상대를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은 했다.
2018년 8월 13일에 쓴 태도에 관한 기록을 다시 편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