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 넣는 기계 앞에서 한참 서 있었습니다
쾰른 집 근처 REWE에서 처음 장을 봤습니다. 장을 보기 전에 공병부터 넣어야 한다는 것도, 토마토 1킬로가 4.30유로라는 것도 그날 알았습니다.
도착한 날 저녁에 장을 보러 갔습니다. 친구를 따라 집 근처 REWE로 갔는데, 간판을 보고 제가 소리 내어 읽은 발음이 틀렸습니다. 영어처럼 읽으면 리위쯤 되는데 여기서는 레베라고 하더군요.
장보기 전에 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매장에 들어가기 전에 기계 앞에 섰습니다. 판트(Pfand)라고 부르는 공병 반환 기계였습니다.
투입구에 빈 병을 밀어 넣으면 안에서 병이 빙글 돌고, 화면에 돌려받을 금액이 올라갑니다.
처음엔 이게 무슨 원리인가 싶어서 한참 봤습니다. 병에 찍힌 바코드를 읽는 것 같았어요. 다 넣고 나면 영수증이 나오고 그걸 계산할 때 내면 그만큼 깎입니다.
병값을 미리 얹어서 팔고 병을 가져오면 돌려주는 구조인데, 저는 이걸 몰라서 한동안 빈 병을 그냥 버렸습니다. 얼마를 버린 건지는 세어보지 않았습니다. 세면 속이 쓰릴 것 같아서요.
가격표만 계속 찍었습니다
매장 안은 한국 마트랑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른 건 가격이었어요.
빵 매대 앞에서 제일 오래 있었습니다. 2천 원이 안 되는 가격표가 붙어 있는 걸 보고 이게 맞나 싶어서 두 번 봤습니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좀 위험한 나라구나 싶었어요.
빵만 사면 안 되니까 발라 먹을 것도 같이 담았습니다. 얇게 저민 건조 고기를 살라미라고 부른다는 것도 그때 알았습니다.
퍼실이라는 세제가 잔뜩 쌓여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광고로 보던 제품이라 반가웠어요. 광고에서 보던 걸 현지 매대에서 보면 묘하게 신기합니다. 여기가 원래 자리였구나 싶어서요.
양상추를 사러 야채 코너로 갔습니다. 봉투에 밀봉된 채소들은 색이 유난히 파랬어요. 싱싱해 보이긴 했는데 그건 까봐야 아는 겁니다.
고기 코너도 찍었습니다. 이건 취향입니다.
토마토가 너무 잘생겨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1킬로에 4.30유로. 그날 환율로 5,100원쯤이었어요.
사진까지 찍어놓고 결국 안 샀습니다. 왜 안 샀는지는 지금도 설명이 안 됩니다.
저녁은 되너였습니다
짐을 잔뜩 들고 나와서 마트 근처 작은 가게로 갔습니다. 되너라고 부르는데, 케밥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세로로 높이 쌓인 고기를 칼로 저며서 빵에 넣어줍니다. 저는 닭고기로 시켰습니다.
두 분이 붙어서 만들어주십니다. 빵을 가르고 고기를 넣고 야채를 얹는 순서가 딱딱 맞아요.
메뉴판을 보니 되너 말고 피자도 팝니다. 한국의 작은 분식집 같은 느낌으로 쓰면 되는 곳이었어요.
저희가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손님이 계속 들어왔습니다. 제가 어디를 들어가면 갑자기 손님이 느는 일이 그때도 있었고 지금도 있습니다.
메론 맛 사이다를 같이 마셨습니다. 이름이 GAZOZ였어요. 한 끼로 충분했고 그 뒤로 한동안 저녁은 대부분 이걸로 해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