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른의 밤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다만 그 밤까지 가는 과정이 좀 없어 보여서 순서대로 적습니다.
먼저 과음을 했습니다
전에 갔던 한국식당에 다시 갔습니다. 이번에 시킨 것들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문제였습니다. 친구들과 저녁을 즐겁게 보내다가 과음을 했습니다.
다음 순서는 해장이죠. Zülpicher Platz에 있는 베트남 쌀국수 집으로 옮겼습니다.
한국에서 먹던 쌀국수와 느낌이 달랐습니다. 한국 쪽은 숙주가 너무 많이 들어가요. 여기 국물은 얼큰했고, 해장이라는 목적에는 이게 맞았습니다. 새벽에 국물을 넘기면서 여기가 어디든 해장은 똑같구나 싶었어요. 술을 마신 다음 날의 몸은 나라를 안 가립니다.
공부는 실패했습니다
해장을 했으니 공부를 해야 할 차례였습니다. 독일어 교재를 펼쳤어요.
안 됩니다.
글자가 눈에서 미끄러졌습니다.
머리를 식히자는 명분으로 밖으로 나갔습니다. 이 명분이 그날 밤을 만들었으니 결과적으로는 잘한 일입니다.
라인강 산책로
라인강은 쾰른 한가운데를 지나갑니다. 양쪽에 산책로가 잘 깔려 있어요. 한강 둔치를 걷는 느낌과 비슷한데 건물이 다릅니다.
저는 뮤지컬을 즐겨 보는 편입니다. 독일은 DAS MUSICAL이라는 별도의 장르가 있을 만큼 작품이 많습니다. 엘리자벳, 모차르트, 레베카, 탄츠 데어 밤피어 같은 것들이요.
그때 극장에서는 보디가드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4월에 시간을 내서 하나 보기로 마음먹었어요. 독일어를 못 알아들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철교를 건너 제가 살던 쪽 반대편으로 넘어가면 이 장면이 나옵니다. 눈에 들어오는 건물은 둘입니다. 왼쪽에 노랗게 빛나는 게 교회고, 오른쪽 회색이 대성당이에요.
낮에 본 대성당은 압도적이었는데 밤에는 다르게 보입니다. 낮에는 크기가 먼저 오고 밤에는 색이 먼저 옵니다.
다음 날 낮에 같은 자리를 다시 지나갔는데 완전히 다른 동네 같았습니다.
마무리
티라미수와 오렌지 향이 도는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닫았습니다. 과음으로 시작해서 맥주로 끝냈으니 반성은 없었던 셈입니다.